1987년 이후 사회 각계각층에서 분출하기 시작한 민주적 시민의식에 힘입어 새로운 형태의 학부모 교육 참여가 활발해졌다. 1989년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의 결성을 시발점으로 하여 1990년에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가 결성되어 활동을 시작하면서 교육주체로의 학부모의 교육권을 주장 실현하는 학부모 운동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 잡았다.
학부모 운동은 학부모가 교육 주체임을 자각하고 운동주체가 되어 교육 권리의 보장과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조직적 활동과 실천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학부모 운동 단체로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함께하는 교육시민 모임 등이 있고 학부운동단체의 이념적 분화가 진행되면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교육공동체시민연합,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등이 생겨났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교육주체로서의 학부모 역할을 자각하여 교육개혁과 사회개혁을 조직의 목표로 설정한 최초의 학부모운동단체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탄압에 대한 대응이 촉발제가 되어 학부모들이 1989년 3월 마산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모으기 시작하면서 결성되었다. 창립 선언문에서 ‘그간 학부모들은 교육의 한 주체이면서도 방관자적 입장에 머물러 있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의 빈약한 재정을 돕는다는 이유로 찬조금을 내고 올바른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기 보다는 자녀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부정적 학부모상을 보여왔다. 너무나 오랫동안 이기주의와 무사안일주의의 깊은 잠 속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우리 학부모들은 이제 눈을 뜨고 교육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라며 교육에서 학부모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였다. 학부모 조직이 사친회에서 육성회로 명칭을 바꿔가며 국가가 부담해야 할 교육재정의 분담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던 것을 거부하고자 첫 사업으로 육성회비 반납운동을 전개하였다. 이어 학부모의 학교운영 참여, 가중되는 사교육비 해소, 교교입시부활반대와 공교육의 정상화, 급식문제, 민주적인 학부모회 구성, 사학비리 척결 등을 위해 학부모교육, 상담, 토론회, 서명, 성명서 발표, 연구 수행 등의 활동을 수행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학부모가스스로 자녀이기주의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다는 점과 학교교육 문제를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연결시켜 다루려고 했다는 점,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권리의식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는 창립준비를 하면서 비교육적인 오늘의 학교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해낼 책임과 힘을 절감하고 학부모 운동을 통해 인간교육실현에 한 몫 하고자 결성한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입시교육추방을 우선적인 활동과제로 삼고 신문발행, 상담활동, 캠페인 등을 전개하였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가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지원과 연대를 중시하는 반면에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는 초당파성과 시민운동의 독자성을 강조하였다. 학부모운동은 국가주도의 배타적 교육운영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동체이념에 입각하여 학부모의 교육권을 제도적으로 보장받고자 한 시민적 권리회복 운동의 성격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