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학 영재 교육의 필요성 대두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국가전략은 각 영역에서 창의적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고급 인적자원을 조기에 발굴하여 육성하는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준화 교육정책을 뿌리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의식 하에 일찍이 영재교육정책을 시행해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평준화 정책 실시 직후부터 운영된 과학고등학교(이하 과학고) 중심 영재교육이다.

1978년 당시 문교부가 한국교육개발원에 위탁하여 수행한 「교육발전의 전망과 과제」 연구에서 초·중·고등학교급과 대학 및 대학원의 기초과학교육 내실화를 강조하였으며, 이를 기점으로 영재교육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이 연구들을 바탕으로 1983년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영재교육기관인 경기 과학고가 설립되었다.

2. 과학고의 파행적 운영

초기의 과학고는 대학입시에 대한 부담 없이 과학영재의 특성에 적합한 탐구중심의 도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등 설립목적인 과학영재교육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학고 졸업생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짐에 따라 각 시·도에서 무계획적으로 과학고를 설립하면서 과학고 전체 졸업생의 수가 KAIST의 정원을 넘어서게 되었다. 그러자 과학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학고는 설립목적인 과학영재교육보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교육으로 왜곡되기 시작했다. 1997년 서울대학교 입학전형에서 비교내신제를 폐지하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자퇴 파동이 일어나는 등 과학고는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3. 과학영재학교의 등장

과학고의 파행적 운영 후 국가는 두 번째 과학영재교육 정책을 준비하게 된다. 1995년 교육개혁위원회의 ‘영재교육 강화의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에서 영재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각 분야별 영재를 판별할 수 있는 과학적 도구를 개발 적용하여 영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영재들이 필요한 특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규학교 내 영재교육과 영재교육기관을 통한 영재교육을 활성화하며, 연구소 도는 대학에 영재교육센터를 설치하여 운영을 지원하는 것으로 제안되었다. 이후 1999년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영재교육진흥법 제정」 및 과학영재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제안했으며, 2001년 9월 19일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는 기존 과학고 가운데 공모, 심사를 거쳐 영재학교 전환 대상 학교를 선전·지원할 것으로 합의하게 된다. 2001년 11월 1일 국가는 부산과학고를 선정하여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였으며, 2003년 3월 5일 최초의 입학생 144명을 선발하여 개교식을 하게 되었다.

과학영재학교는 기존 과학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학교와 완전히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은 기존 과학고의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켜 일부 지방자치 단체를 중심으로 기존 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따라서 국가는 과학영재학교의 확대여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다음 <표>는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운영상의 차이점을 정리하고 있다.

경기과학고등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 20년사 : 1983~2003』, 경기과학고등학교, 2003

이종재, 『敎育發展의 展望과 課題 : 答申報告書要約 : 1978-1991』, 한국교육개발원,, 1978

조석희, 『영재교육 진흥 종합 계획 수립 방안(CR; 2002-56)』, 한국교육개발원,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