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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박대통령 저격사건(문세광 사건)

주제유형
하위주제
  • 집필 내용은 국가기록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주제설명
발생배경
1974년 8월15일발생한 ‘재일교포 문세광에 의한 박정희 대통령 저격미수 사건’은 한­·일관계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태로 몰아넣었다. 문세광은 박정희 대통령 저격에는 실패했지만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의해 사망했다. 문세광은 재일 교포 출신으로서 일본에서 생활해왔으며 일본의 경찰서에서 권총을 입수하여 저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일본과의 외교 마찰을 초래하였다. 박정희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정부에게 도의적·법적 책임을 추궁하며 일본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국교 단절까지 고려하겠다는 태도를 표명하였다.
내용
이 사건을 계기로 1년 전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한­일간에 조성된 긴장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박정희 정권은 이 사건을 통해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인한 대일 관계에서의 궁지에서 결과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박정희 정권으로선 문세광과 관련된 일본의 법적·도의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이런 상황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계기를 잡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외교는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특별대책까지 만들어 정권의 요구에 복무했다. 


노신영 외무부 차관은 사건 직후 우시로쿠 주한 일본 대사를 불러 “일본 정부가 문세광에게 일본인 여권을 발급해 준 것은 분명히 하자가 있다”며 발급 경위를 추궁한다. 일본은 처음엔 ‘재일한국인의 범죄로서 일본 정부는 법적·도의적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취했으나, 얼마 뒤 ‘도의적 책임까지 없다고 한 것은 지나쳤다’며 한발 물러선다. 문세광 사건과 관련하여 한일 두 나라는 결국 정략적인 타협을 택한다. 


일본은 한국의 요구대로 수사에 착수하고, 「한·­일협정」 체결에 간여했던 시이나 에츠사부로 자민당 부총재를 특사로 파견하는 등 봉합을 시도한다. 미국도 한국 방위를 운운하며 한­일 관계를 더는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한국에 밝힌다. 이 과정에서 김대중 납치사건의 범죄에 가담한 김동운 등에 대한 수사는 한일 양쪽에서 흐지부지되고 만다. 한일 양국은 100일이 넘도록 수사를 했지만 결론이 크게 달랐다. 한국은 당시 이 사건은 조총련과 북한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일본은 ‘남한혁명을 위한 망상’에 사로잡힌 소영웅주의자의 단독범행이라고 규정했다.


문세광 사건으로 한국과 일본은 단교 직전까지 갔었다는 사실이 한국측 외교문서의 공개로 드러났다. 당시 한국 정부가 일본에게 조총련 수사를 촉구하는 등 대일 강공책을 구사한 이면에는 1년 전 도쿄에서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에 따른 외교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문세광에게 암살 지령을 내린 조총련 간부 김호룡 등을 일본이 수사하지 않자 박정희 대통령이 주한 일본대사, 일본측 특사로 내한한 시이나 에츠사부로(椎名悅三郞) 자민당 부총재 등을 만나 국교단절을 시사하는 어조로 강력 항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국의 갈등은 미국이 개입하면서 봉합됐다. 하비브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는 사건 발생 직후 “한·일관계가 손상되면 한국 방위도 어렵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한일 양국의 타협을 유도했다. 한국 외무부는 사건 발발 직후 작성한 ‘저격사건과 관련한 대일 조치방안’이라는 문건을 통해 김대중 납치사건을 언급하면서 대책을 거론, 두 사건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문세광이 김호룡에게 포섭돼 북한과 조총련으로부터 암살지령과 함께 자금을 전달받았다고 발표했지만 일본 측은 문세광이 김대중 납치사건에 분개, 박정희 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단독으로 저질렀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결국 정치적인 타협에 의해 이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1970년대 중반 한일 간 정치적 유착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자료
하영선 편,《한국과 일본: 새로운 만남을 위한 역사인식》나남출판, 1997
이숙종 편,《전환기의 한일관계》세종연구소, 2002
김영작·이원덕 편,《한국에게 일본은 무엇인가?》한울, 2006
최상용·이면우·이원덕 저,《탈냉전기 한일관계의 쟁점》집문당, 1999
이상우,《제3공화국 외교비사》조선일보사, 1985
집필자
성신여대 산학협력단(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최초 주제 집필
2006. 12. 01
최초 주제 수정
2006. 12.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