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록물철은 1909년 경시청 신문계가 작성한 서류로 신문(訊問) 각계에서 경시총감에게 올리는 보고서, 청취서, 복명서 등과 당시 조선인들이 경시총감 앞으로 보내는 상서(上書), 그리고 탐원원(探原員)의 보고를 듣고 경시총감 또는 통감부에 보고하는 보고서, 청취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기록물철에는 조선사회 각계의 움직임을 파악한 정보와 함께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의병항쟁에 대한 보고 기록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 외 조선의 정치, 경제, 사회 단체에 대한 정보 수집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 기록물철이 작성된 1909년은 일본제국주의 침략이 점차 노골화되어 조선을 합병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었던 시기였다. 을사늑약 이래 일본제국주의는 재정, 화폐정리를 시작으로 세제의 정비, 소작지에 대한 조사, 조선인이 세운 사립학교 탄압등을 자행하였으며, 특히 이 시기 조선의 재계와 민간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일어났던 국채보상운동을 경계하고 있었다. 더구나 1907년 헤이그 밀사 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폐위하고 군대를 해산시킨 이후 더욱 본격화했던 반일저항운동에 대응하기 위해 치안을 강화하던 시기였다. 또한 1909년 9월 대대적인 의병 진압 작전이었던 ‘남한대토벌작전’이 실시되었는데 이 기록물은 남한대토벌작전과 관련된 내용들을 담고 있지 않지만, 토벌작전 전후 의병운동에 대한 탄압과 경시청의 활동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조선사회의 제단체에 대한 정보 수집내용을 담고 있는데, 계몽운동 단체를 비롯하여 언론계, 경제계 등과 친일단체였던 대동회, 일진회의 동향에 대한 기록이 포함되어 있다. 주제별로 나누어 보면, 가장 분량이 많은 것이 폭도(의병)관련 기록들이다. 당시 일본은 조선강점을 준비하면서 ‘한국 주차 헌병에 관한 건’(1907년)을 만들어 한국에 주둔하는 헌병이 경찰업무를 장악하도록 하였다. 경시청 역시 이러한 통감부의 의도에 따라 의병검거 및 정보탐문활동에 주력하였다. 이 기록물철은 1907년 헤이그밀사 사건, 고종의 폐위, 군대해산으로 노골화되어 가는 일본의 조선침략에 대응하였던 조선사회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의병의 저항 뿐만아니라 경제계, 문화계, 언론계 등 조선사회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